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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리 파종할려고 흑그름을 오후 너깨까지 내고 있쓰니까 부자간에 벼 탈곡을 하는데 너무나 저물어서 가만이을 경운기에 실지을 몿할 껏 같다서 자신이 그들어주고 경운기까지 다 실으주어쓰며 남어지 가마니을 좀 실어달라고 하더라. 자신이 어더운데 몿할 껏 같다 좀 그들어준 것은 자신의 마음이 울으나서 한 것이찌만 자신도 형 경운기라서 너무나 저물으서 경운기를 만이 쓴 것졌렴 해서 미안한데 어른이 실으달라고 하는 것이 마음이 좀 불캐하더라. 그리고 너무나 너저서 금일 임시반상회 하는데 혜[회의]을 진행 중에 참석을 하였쓰며 이번 반상회에는 주목적이 보리 파종에 이야기들이며 금년에는 중앙에서 보리 갈 수 있는 필찌는 다 보리을 갈라야 한다고 하며 중앙에 보리 파종을 60푸로 파종을 끝냇따고 면사모소예서 보고을 했따고 하면서 보리을 좀 빨리 갈라달라고 동장님이 신신부탁을 하더라. 자신은 이것을 들을 때에 좀 불캐한 마음 말할 수 없쓰며 이번 비가와서 보리 갈란사람멧 사람댄다고 볕서 60푸로 실적을 올리따고 하니 중앙보고 행정은 허수아비에깨 올리는 것과 별 다름이 없따고본다.
해제
보리 파종을 위해 늦게까지 흙거름을 내던 중, 해질 무렵 한 부자(父子)가 벼 탈곡을 마치고 경운기에 가마니를 싣지 못하자 권순덕이 마지못해 가마니를 경운기에 실어주었다고 한다. 그는 마음에서 우러나와 도와줬지만, 자신도 형의 경운기를 오래 사용해 미안한 상황이라 어른이 더 실어달라고 요구하자 마음이 불쾌했음을 나타내고 있다. 이어 열린 임시 반상회에서는 ‘중앙 지시로 보리 파종 가능한 필지에 모두 파종해야 한다’는 내용이 강조되었고, 면사무소는 이미 60% 파종 완료라고 중앙에 보고했다고 한다. 권순덕은 이번 비 때문에 실제 파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는데도 실적을 부풀려 보고하는 행정이 허수아비나 다름없다고 기록하고 있다.
출처
아포일기
키워드
파종탈곡반상회행정
소장정보
권순덕 자택 소장(경상북도 김천시 아포읍 대신리)